배우 손유진

'자연스럽게 반짝이는 그래서 유진스러운'

 

 

 

 

머리숱이 콤플렉스라고 하셨는데, 본인의 콤플렉스가 제역할을 톡톡히 해낼 역할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게 있을까요?

머리를 밀어버려도 상관없는 역할도 할 수 있어요. 머리가 얇고 숱이 적어서 차라리 없는 게 편하겠다 싶은 생각을 종종 하곤 해서 삭발은 제 위시리스트예요. 삭발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맡은 역할에 필요하다면 도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머리가 빨리 자라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단발 정도로 기르려면 2년 정도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웃음)

 

 

(앞선 질문과 정반대로. 가장 자신 있는 것은 갈색 눈이라고 하셨어요) 눈을 뜨지 못하는 맹인을 연기해야 한다면, 유진님의 어떤 부분이 강점이 될 수 있을까요?

제가 이야기를 할 때 표정이 다양하다는 이야기를 가끔 들어서 다양한 표정을 통해, 연기를 다채롭게 만든다면 또 다른 강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순간의 눈빛으로 많은 말과 감정이 오가기도 해요. 침묵과 공백도 연기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던 적도 있어요. 한순간의 '눈빛'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영화 혹은 드라마가 있다면?

저는 <항거 : 유관순 이야기>라는 영화에서 고아성 배우님의 눈빛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영화 러닝타임 내내 진실한 감정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느껴졌고, 입 밖으로 대사를 꺼내지 않아도 눈으로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유관순 열사님의 독립을 향한 강한 의지와 열망, 고뇌가 잘 드러난 영화이고, 그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많이 울었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인스타그램에 백스크린 저널에서 촬영한 프로필 사진을 많이 업로드하셨는데, 사진 속에서는 유진님의 어떤 면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지 궁금합니다.

저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저는 친구들이나 주변 지인들에게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제일 너답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고, 그게 저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이야기하곤 해요. 저 역시도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있어요.

촬영하는 동안에도 '예쁘게 보여야지.'라는 생각을 아예 안 했던 것 같아요. 촬영해주신 백스크린 저널 사진작가님께서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이 되어주셨어요.

 

 

 

 

반려동물로는 어떤 동물을 생각하고 계신가요?

저는 강아지를 정말 좋아해요. 갑자기 '강아지'라는 이름이 새삼 귀엽게 느껴지네요. (웃음)

'어떻게 저렇게 작고 귀엽고 소중한 생명체들이 지구에 존재하지?' 볼 때마다 신기해요. TV를 통해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는 표현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그만큼 버려지는 아이들도 많을 거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어요. 저도 지금 당장은 키울 수 없는 조건과 현실에 처해 있지만, 저에게도 키울 능력이 생기게 되면 유기견을 키우고 싶어요.

 

 

 

 

유진님이 말씀하시는 <연기에 대한 감각>이 어떤 것일지 궁금해요. 어떤 역할을 연기했고, 어떤 감각을 느끼셨기에 연기에 대한 감각이 있다고 느껴지셨는지요.

딱히 역할이 있었던 게 아니었고, 즉흥연기 같은 걸 했어요. 어떠한 문장이나 대사만 주어지고 제가 스토리를 생각해내는 거였죠. 현실에서 저의 모습을 반영하거나 특정 상황에 맞는 소스를 빨리 캐치해내서 적용을 시키는, 그런 두뇌 회전이 좀 빠른 편이라고 생각돼요. 그와 동시에 생각해낸 스토리를 더 센스 있게 표현해낼 줄 아는 감각이 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영어 회화를 배우고 계신다고 했는데, 가장 여행 가고 싶은 나라는 어딘가요? 그 나라(혹은 도시)를 선택한 이유는?

저는 프랑스 파리와 체코 프라하, 미국 뉴욕이요. 말하보고 보니 꽤 많네요.

제가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에펠탑을 제 카메라에 담는 거예요. 에펠탑 사진을 꼭 찍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체코 프라하의 아름답고 예쁜 명소, 미국은 타임스퀘어와 센트럴파크에 꼭 가보고 싶어요. 뉴욕에 있는 액팅스쿨 견학을 해보고 싶어요. 견학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는 것도 꼭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

 

 

 

 

'진솔하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유진님은 진솔한 사람인가요?

저는 제가 진실되고 솔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어요.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인간관계가 복잡해지면서부터는 제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았고, 언젠가부터 진실이라 할지라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 생겼죠. 가령 친구에게 섭섭하지만 그렇다고 말하지 못한다거나 연인에게 제 속마음을 말하지 않고 회피한다거나 하는 일이요. 복잡하게 꼬여버린 일들을 마주하기 싫은 그런 마음이 존재해요. 하지만 부디 제가 진솔한 사람이 되기를 저 또한 바라고 있어요.

 

 

많은 수사극 중 가장 연기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영화, 소설, 연극 모두 가능합니다)

< 시그널 >, < 비밀의 숲 >속 여성 캐릭터가 모두 매력적이었어요. 역할 하나를 딱 고르기가 어렵네요.

수사극이라면 형사 역할, 범인 역할 할 거 없이 즐겁게 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노래는 어떤 노래로 연습하나요? 자신 있는 노래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태연님을 좋아해서 주로 부르고 있어요. 지금은 연습량이 줄어서, 자신 있게 꼽을 수 있는 노래가 없어요.

한참 뮤지컬을 공부할 때는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中 – 사랑이야’라는 곡이 제 목소리와 잘 맞아서 많이 불렀었어요.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했을 것 같으세요?

저는 고3 때부터 알바를 했는데, 뭘 해도 잘 할 수는 있다는 자신감은 있어요!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머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도 해요. 조금만 배우면 곧 잘해요. 어떠한 직업을 특정해서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무엇이든 열심히 해서 먹고 살길을 찾아냈을 거예요!

 

 

가장 많이 본 영화는 무엇? (몇 번이나 봤는지, 이유도 함께 이야기해주세요)

단연 <스타이즈본>입니다. 일주일 내리 이 영화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어요. 영화는 6번 봤고요. 자꾸 생각나는 장면 돌려본 적은 셀 수조차 없을 것 같아요. 처음에 볼 때는 영화가 흘러가는 대로 눈물이 나왔는데 두 번째 볼 때는 결말을 알고 보니까 그들의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듯 보게 되어 눈물이 나왔어요. 처음에는 남자 주인공의 심리가 이해 되지않았지만 보면 볼수록 잭슨 메인이라는 캐릭터에게 애틋해지고, 안쓰럽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 <스타이즈본> 속의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은 말할 것도 없이 좋고, 아직도 브래들리 쿠퍼가 연기한 잭슨 메인은 현존하는 사람 같이 느껴져요.

 

 

 

 

'사랑' 혹은 '연애'에 어떤 타입인지?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하.. 저와 가치관이 다르거나 성향이 다르면 저는 사랑이 피어나지 않는 편이라서요. 사실 연애를 한 번밖에 안 해봐서 너무 제멋대로였던 부분도 있는 것 같지만,  제가 더 성숙해지고 마음이 유해지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달라질지 모르겠어요.

 

 

끌리는 사람은 대체로 어떤 유형인가요? (이성적으로 혹은 인간 대 인간으로)

잘 웃고, 웃는 게 예쁜 사람에게 끌리는 편이고 편한 사람이 좋아요. 대체적으로 부드러운 인상이나 착하고 순하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을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어릴 때 어떤 사람이었어요? 배우가 될 거라고 예상했었나요?

어릴 때부터 감수성이 풍부했어요. 눈물이 많아서 그만 좀 울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을 정도로요. 지금은 어른이 되고 감수해야 할 일이 많아져서 그런 것인지 이제 참기도 잘 참아요. 그리고 욕심이 많았죠. 배우가 될 거라고 예상은 못 했지만, 유치원 학예회 때 작은 극 같은 걸 했는데 그때 제가 주인공 역할이 아니어서 막 울고 떼썼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

 

 

배우에게도 적기가 있을까요? (있다면 언제라고 생각하세요?)

운도 중요하게 작용하겠지만, 결국은 자기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린 거 같아요.  부지런하게 여러 작품을 만나다 보면 그 시기가 찾아오지 않을까요?

 

 

옛날 영화 혹은 배역 중, 내가 다시 재창조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 봄날은 간다 > 은수 역할이요. 저는 그 당시 로맨스영화들의 분위기를 매우 좋아해요. 이 영화는 마음이 변하는 여자와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남자의 심리가 잘 그려진 영화라고 생각해요.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되는 대사와 감정들이 특히나 좋아서 저만의 느낌으로 다시 재창조해보고 싶어요.

 

 

 

 

예전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지금은 관심이 없어진 것이 있다면?

록 페스티벌이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거의 21살 때까지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페스티벌을 꾸준히 갔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예 관심이 없어요. 그때는 진짜 미친 듯이 놀았는데. 관심사도 꾸준히 변하더라고요.

화장품 브러시 종류대로 사가며 화장을 했다면 이제는 화장품 개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어요.

중학생 때 아이돌그룹에 미쳐있었는데 이제는 덕질 자체를 하지 않죠.

 

 

인터뷰하는 지금 떠오르는 감정이 있다면?

설렘. 저의 이야기 혹은 저에 대해 이렇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없잖아요. 이런 기회 자체가 굉장히 신기하고 설레요!

들어주는 이 없이 혼자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들어주는 사람(읽어주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아요!

 

 

배우에게 있어 오감 중 가장 뛰어나야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청각.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야 제가 반응을 할 수 있고, 듣지 않는다면 제 감정에만 갇혀 혼자 하는 연기가 되기 때문에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진가 최모레 / 글 조은정

Copyright © 2020 Backscreen Group All Rights Reserved